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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4. 10. 01:42 Re-View/연극/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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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할 수 있다. 뮤지컬 레베카는 단연 2013년 상반기 대표 라이센스 대극장 뮤지컬이라 할 만 하다. 이미 서울 마지막 공연이 끝나고 지방 투어를 돌고 있지만 주연 배우들이 말했던 것 처럼 불황인데도, 비수기인데도 깜짝 놀랄만큼 흥행에 성공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대극장 뮤지컬이 특히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려면, 무대든 넘버든 뭔가 웅장해야 하고 뭔가 고급스러워야 하고 뭔가 대중적인 배우들이 나와야 흥행에 성공한다는 공식(?)이 있다. 대중적으로는 이 삼박자가 먹힐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 이 세 가지에 의해 관람 작품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베카'의 흥행은 이 세 가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전 캐스팅을 모두 관람 하며 가장 크게 와 닿았던 이유를 딱 세 가지만 꼽으라 한다면,

1. 기량있는 배우들의 호연, 특히 뮤지컬 배우로서의 옥주현의 재발견

2. 실베스터 르베이 특유의 웅장하고 중독성 있는 넘버

3. 극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환상적인 무대, 영상의 사용

이 세 가지를 꼽겠다. 이 이유들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 뮤지컬 배우, 옥주현

레베카에 출연한 배우들은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임혜영, 김보경, 신영숙, 옥주현 으로,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다. 유준상, 오만석 배우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배우들이고 류정한, 신영숙 배우는 뮤지컬계에서 내노라 하는 배우들. 김보경 배우도 뮤지컬 '미스 사이공' 주인공 '킴' 역할을 맡아 실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배우는 댄버스 역을 맡은 옥주현 배우였다. 댄버스 역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분류 되어 있는데, 극 중의 존재감으로 따지자면 사실 주연으로 분류되어야 하는 역이다. 공연이 끝나고 머릿속에 가장 맴도는 "뤠붸~카~~" 넘버 또한 댄버스가 부르는 넘버일 만큼 그리고 극의 긴장감을 부여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옥주현 배우는 놀랄만큼 이 굵고 짧은 댄버스 역할을 잘 소화 해 냈다. 이전까지의 옥주현 배우와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만큼 발전되고 안정된 실력이 피부로 와 닿았다.

 

사실 뮤지컬 '아이다'에서 옥주현 아이다로 관람을 하고 매우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노래는 그때도 엄청나게 잘 불렀다. 그런데 그게 끝이었다. 넘버는 기깔나게 소화하는데 전혀 와 닿지 않았다. 작위적인 대사톤은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인 '척' 하는 옥주현으로 보이게 해 극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따라서 감동도 없었던 것 같다. 유일하게 느낀 것이 있다면, 암네리스 역의 정선아 배우에게 반하고 왔다는 것? 그리고 나서 무조건 기피하는 배우로 찍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연히 생일선물로 공연을 보여준다는 친구를 따라 '엘리자벳'을 보러 갔었는데, 엘리자벳으로 분한 옥주현 배우를 보며 너무 잘해서 감탄했더랬다. 감정을 싣는 농도가 훨씬 깊어졌다고 해야 하나. 그러나 감탄하면서도, 이 배우가 발전을 한건지 그냥 자기와 맞는 역할을 만난건지 반신반의 했었다. 그런데 댄버스로 분한 그녀를 보고는 확신했다. 확실히 더욱 깊어진 감정선과 캐릭터 분석을 원래 잘했던 노래에 실으면서 우리나라 뮤지컬 탑 여배우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을.

 

그녀 밖에도 임혜영 배우 또한 이 극에서 재발견한 배우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서 최현주 배우와 더블이었는데 임혜영 배우로 못 본 것이 아쉽게 느껴질 만큼 잘 해주어 팬이 된 배우이기도 하다.

 

 

# 중독성 있는 넘버

뮤지컬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넘버는 항상 웅장하고 중독성 있다. 뮤지컬 '레베카'와 그 원작인 히치콕 감독의 영화 '레베카'는 표방하고 있는 장르인 스릴러물 치고는 반전이 약한 편이다. 충분히 예상 가능하기도 하고. 그러나 포인트는 그 '반전'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영화를 먼저 봤던지라, 히치콕 감독 특유의 스산한 연출과 긴장되는 분위기를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는데 원작 만큼이나 잘 살렸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 반전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영화가 처음 선보인 1940년대에는 엄청난 반전이었을 것이지만) 살려야 하는 극의 포인트는 스산하고 음산한, 미스테리한 분위기였다. 그런데 뮤지컬 '레베카'의 넘버는 그 '분위기'를 100% 살려낸 느낌이다. 앙상블들의 합창도 매우 웅장하여 음향 빵빵한 대극장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 준다. 클라이막스가 지나고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넘버 '어젯밤 꿈속 맨덜리' 는 관객으로 하여금 기립하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관객들의 열화적 성원에 힘입어 한국판 실황 OST를, 캐스팅별로, 무려 3cd로 낸 것은 아름다운 넘버의 위력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특히 긴장감이 최고조 되는 부분에서 막심이 부르는 넘버 '칼날같은 그 미소'는 배우에 따라 가사가 조금씩 달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 명불허전, 정승호 디자이너의 무대

넘버와 더불어 극의 분위기를 조성하는것은 무대이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정승호 디자이너의 무대'라는 것이다! 앞서 포스팅한 뮤지컬 '스토리오브마이라이프'의 무대 또한 정승호 디자이너의 무대로 상징적이고도 아기자기한 무대로 극의 분위기를 더한다. 뮤지컬 '레베카'는 대극장 뮤지컬이라 소극장이었던 스옵마의 느낌과는 또 다르게 다가온다.

 

장면이 바뀔때마다 액자처럼 보이는 무대 밖을 두르고 있는 상징적 아이콘들에 조명이 들어와 어떤 상황인지 직관적으로 짐작케 하는 장치가 극의 즐거움을 더한다. 맨덜리 저택이 불타고 난 후 무대 위 가운데에 있는 레베카의 표식 R이 빨간색으로 변하며 연기가 나는 장면은 뒷열에 앉았을 때 볼 수 있는 묘미이기도 하다. 또한 무대의 뒷 배경에 하늘, 파도 등 사실적이고 적절한 영상을 써서 웅장함과 긴장감을 더한다.

 

개인적으로 정승호 디자이너의 무대는 모두 좋아하기도 하지만, 특히 이번 작품에서의 무대는 영화에 비해 축소된 내러티브와 약한 반전으로 자칫 휑해 보일 수 있는 대극장 뮤지컬의 무대 여백이 하나하나의 작은 의미들로 가득 찬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쭉, 정승호 디자이너의 무대라는 이유로 작품을 선택해서 볼 요량이다. ^_^

 

 

 

'엘리자벳', '황태자 루돌프' 등 유럽풍 시대극을 주로 올리는 EMK 뮤지컬 컴퍼니의 작품들 중 종합적으로 가장 맘에 든 작품 '레베카'. 2014년 블루스퀘어에서 재 공연 된다는 소식이 유난히 반갑다. 이번 시즌 서울 공연은 끝났지만 지방 투어를 돌고 있으니 안 보신 분들은 놓치면 후회하실테니, 꼭 맨덜리 저택을 방문하시길 권한다. 비공식적 '연뮤의 법칙'에 따르면 초연이 진리고, 지나간 캐스팅은 돌아오지 않으니까!

 

 

 

공연 사진 출처: 플레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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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bby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