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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by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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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5. 5. 05:09 Re-View/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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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좋았다. 참 좋았다.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함이 간질간질 하는 영화. 그동안 난 이 간지러움을 못 참겠어서 이런 류의 일본영화를 기피 해 온 것이 사실이다. 별로 재미있지도 않았고 와 닿지도 않았고.. 잔잔한 일본영화에 대한 선입견이라 해야 하나? 아무튼 그랬다. 그래서 별 기대 없이 보러간 작품. 그래서 감동이 더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뭐 하나 놓칠세라 전투적인 태세 준비를 하고 봐야하는 작품이 아니다. 영화 속의 시간이 영화를 보고 있는 나에게 흐르듯 자연스럽게 묻어가면 된다. 바람에 실려 살랑거리는 코스모스처럼.

각자 나름대로의 큰 사연을 안고 기적을 바라는 아이들이 떠난 여행. 그리고 화산폭발.

그들이 바라는 기적은, 아이들 자신에게 있다기 보다는 그들을 둘러싼 세계에 있다. 아빠가 파칭코하러 가지 않게 해주세요, 강아지가 살아나게 해주세요, 아빠의 밴드가 잘 되게 해주세요, 우리 가족이 다시 함께 살게 해주세요. 라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기차가 교차한다고 해서 설사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져나온다 해도 그것이 그들의 상황을 바꿔놓을 리 만무하지만 아이들은 실제로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다. 일어나든 일어나지 않든간에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기적을 위한 '의식'을 행했다는 것이다.

그 '의식'을 계기로 실제로 아이들의 많은 부분이 변화한다. 기차가 교차하는것을 보러 떠난 아이들 내부의 변화이기도 하지만 애초에 그들에게 기적을 바라게 한 '세계'까지 바꿔놓은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천재는 의식을 행함으로서 만들어 지는것이라고. 마찬가로 기적도 또한 의식을 행함으로서 만들어지나보다. '나보다 세계를 위해서 개인적인 소원은 안 빌었어'라고 동생에게 고백하는 고이치의 모습에서 비로소 성장이라는 기적을 보게 되었다.

기적은 거창한것이 아니다. 내 손 안에 있는 작은 꽃잎, 간식으로 먹는 할아버지가 만드신 바람떡, 친구가 그린 그림. 그 속에서 지속되는 일상 자체가 기적인 것을. 그리고 그 기적들이 모여 화산이 폭발하듯, 펑 하고 성장을 이루어낸다는 것을 이 작품은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아이들의 연기가 너무나 자연스럽다는 것이었다. 마치 실제로 그 아이들의 상황에 카메라만 들이민 것 처럼. 보드라운 날 것의 느낌. 들에 핀 보들보들한 야생화의 꽃잎같은 그런 느낌. 영화의 마지막 부분 자연물을 촬영한 컷들의 나열이 위화감 없이 영화에 완벽하게 조화되는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 영화도 '치유계'에 속하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일상속의 기적을 느끼고 싶을 때 제격이다. 길가에 핀 이름모를 꽃의 아름다움, 햇살좋은 오후에 마시는 한 잔의 커피, 파란 하늘에 양털같은 구름을 보며 행복함을 느끼는 세포들을 하나하나 깨우는 느낌.

매일 매일 조금씩 회전하는 지구처럼, 아이들의 키처럼, 진짜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기적은 매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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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ebby콩